일반적으로 운명에 대한 관점은 두 가지로, 필연성과 우연성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삶은 정해진 것일까?"
이러한 질문은 예언적이거나 종교적이거나 과학적으로나... 등등의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관점에 대한 생각을 서술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것에도 우위를 두지 않는 조건에서 논지를 전개해보자.
이제 운명에 대한 과학적인 관점에 착안하여 내 생각을 서술하려한다.
복잡한 세계를 서술하기 위해 카오스 이론을 도입하게 된 시점에서 시작해보자. 카오스 이론은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하는데 그에 대해서 과학적인 특성을 살려 정밀한 접근을 하는 것은 셀 수 없이 많은 변인들을 고려해야하기에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으로 나온 이론이다.
따라서 카오스 이론은 매우 치밀한 '고전적' 과학적 접근 방법을 탈피한다.
막연하게 카오스 이론을 가지고서 우리의 운명이 우연성으로 설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카오스 이론에는 그 나름의 과학적인 체계가 잡혀있다.
카오스 이론과 관련된 L-System을 통해 운명에 대한 약간의 딱딱한 고찰을 해 보겠다.
# L-System: 여러 가지 패턴의 조합으로 초기 조건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것.
L-System을 수행시켜보면 초기 조건에 따라서 매우 다양한 패턴이 나타나게 된다. 어떤 것은 나무 가지가 되고, 어떤 것은 나뭇잎이 되기도 한다.
L-System을 통해서 운명을 바라본다면, 우리의 삶과 우리 주변의 현상에는 규칙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규칙이라는 것은 내가 땅을 딪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전자기력에 의한 것이며, 물 분자는 어떠한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자연계에는 4가지 힘이 있으며, ... 등의 규칙을 말한다. 이러한 규칙과 마찬가지로 L-System에서도 몇 가지 규칙이 processing되는 동안 항상 규칙으로서 적용된다. 즉, L-System에 규칙이 있는 것 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도 규칙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L-System에서 드러나는 과정상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것을 통해 운명에 대한 실마리를 추측할 수 있다.
#1. L-System에서는 초기 조건을 조금만 달리하여 전개하면 바꾸기 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며 전개가 된다. 즉, 조그마한 factor의 차이로도 매우 다른 결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2. L-System은 초기 조건을 모르고 수행 횟수를 모르면 현재의 패턴에서 다음의 패턴이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위의 두 가지 특징 중에서 첫 번째 특징은 우리가 세계의 현상을 예측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해서는 작은 요소도 배제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운명이라는 것에도 L-System의 두 번째 특징이 있다고 한다면 어떨까?
역시나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는 규칙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규칙은 인과관계로서 진행이 된다. 예외는 없다. 하지만 예측은 힘들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의 시작은 어디서 부터 왔는지에 대한 정보, 즉, 초기 조건과 진행된 시간을 모르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든 것이라고 할 수있지 않을까?
따라서 운명의 필연성은 규칙의 존재와 시간의 흐름이며, 운명의 우연성은 초기 조건과 진행시간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규칙을 아무리 명료하게 한다 하여도 우리가 어디에서 온 존재이며, 얼마나 진행된 존재인지를 모른다면 앞으로의 일 역시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다.
현재의 과학은 '규칙'을 정확하게 규명하려고 한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명료하게 하려한다. 그리하여 과거의 패턴과 현재의 패턴으로 부터 약간의 근미래적 패턴에 대한 예측을 시도할 수 있으나, 초기 조건과 진행된 시간을 모르는 이상에는 어떠한 일이 앞으로 벌어질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여기서 문제는...
어차피 규칙으로 진행되는 세상이거든 운명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맞다. 운명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초기 조건과 경과 시간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운명에 우연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덧글.
우리가 어디로부터 왔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혹시 우리가 어떠한 존재인지를 알기 위한 욕구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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